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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량 증가의 비밀 (은행 예금, 국채 발행, 외환 유입)

by indianbob2020 2026. 2. 18.

통화량 증가의 비밀 (은행 예금, 국채 발행, 외환 유입)

통화량이 1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2024년 여름 기준 우리나라 금융기관 유동성은 5,500조 원에 달하며, 이는 10년 전의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러한 통화량 증가는 자산 가격 상승과 맞물려 재테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근거로 자주 언급됩니다. 하지만 통화량 증가가 곧 자산 가격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금리, 경제 성장률, 인구 구조 등 복합적인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통화량이 늘어나는 세 가지 핵심 메커니즘을 살펴보고, 이것이 우리 경제와 개인 재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비판적으로 분석하겠습니다.

은행 예금을 통한 통화량 창출 메커니즘

은행 예금은 통화량이 늘어나는 가장 굵은 수도꼭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은행은 예금을 받아서 그 돈으로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작동 방식은 다릅니다. 은행은 예금 잔액을 확인하지 않고, 신청자의 자격만 확인한 후 통장에 예금을 기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마을에 큰 아들이 1억 원을 예금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둘째 아들이 집을 담보로 1억 원을 받으면, 둘째 아들의 통장에도 1억 원이 생성됩니다. 이 순간 마을의 총통화량은 2억 원이 되는 것입니다. 큰 아들의 1억 원이 둘째에게 이동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1억 원이 창출된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는 셋째 아들이 또다시 1억 원을 받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은행장이 이를 승인하면 셋째 통장에 1억 원이 기입되고, 마을의 총 통화량은 3억 원으로 증가합니다. 현대 은행 시스템에서는 모든 거래가 숫자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물 화폐의 제약 없이 예금이 가능합니다. 예금을 받은 사람은 그 돈을 통장에 보관하며, 이것이 곧 예금이 되기 때문에 은행은 예금 부족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은행에 가서 "오늘 대여 가능한 자금이 소진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듣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메커니즘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필요합니다. 은행을 통한 통화 창출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동시에 과도한 부채 증가와 자산 버블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담보가 집중될 경우, 통화량 증가가 실물경제보다 자산시장으로 편중되어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대 초반 한국에서는 확장적 통화정책과 저금리 기조 속에서 가계부채가 급증했으며, 이는 금리 인상기에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따라서 은행 예금을 통한 통화 창출은 적절한 규제와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단순히 통화량 증가만으로 경제를 평가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통화량이 늘어나더라도 그 자금이 생산적 투자로 이어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채 발행과 한국은행의 역할

정부의 국채 발행과 한국은행의 개입은 두 번째 통화량 증가 경로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매년 약 400조 원의 예산을 집행하는데, 이중 약 300조 원은 세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100조 원은 국채 발행으로 조달합니다. 정부는 국채를 발행해 시중 자금을 흡수하므로, 이 단계에서는 통화량이 증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은행들이 이 국채를 매입한 후 한국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빌려오는 순간, 새로운 통화가 창출됩니다. 예를 들어, 은행이 1조 원어치 국채를 한국은행에 제시하면, 한국은행은 그 국채를 담보로 받고 1조 원을 은행에 제공합니다. 이때 한국은행이 제공하는 1조 원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화폐입니다.
이 메커니즘은 시중 유동성 조절의 핵심 도구로 작동합니다. 한국은행은 경제 상황에 따라 국채를 매입하거나 되팔아 통화량을 조절합니다. 시중에 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은행들에게 국채를 가져오라고 요청해 현금을 공급하고, 반대로 유동성이 과잉이라고 판단되면 은행들에게 현금을 받고 국채를 돌려줍니다. 이처럼 한국은행의 수도꼭지는 양방향으로 작동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한국은행은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이는 경제 위기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에도 한계와 부작용이 존재합니다.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 확대는 단기적으로 경기 부양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국가 부채를 증가시켜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성장 국면에서 과도한 재정 확대는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행의 국채 매입이 지속되면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우려와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선진국들은 2020년대 초반 양적완화 정책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으며, 이를 제어하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했습니다. 따라서 국채 발행과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은 경제 상황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함께 신중하게 운영되어야 하며, 통화량 증가가 곧 경제 성장을 의미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외환 유입에 따른 통화량 변동

외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달러는 세 번째 통화량 증가 요인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달러를 벌어오거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투자하면, 그 달러는 원화로 환전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상인 하멜이 1만 달러를 가지고 조선에 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멜은 조선에서 생활하기 위해 달러를 조선 돈으로 바꿔야 합니다. 정부가 하멜의 1만 달러를 받고 그에 상응하는 조선 돈을 주는 순간, 조선에는 없던 돈이 새로 풀려나오게 됩니다. 반대로 하멜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조선 돈을 반납하고 달러를 돌려받으면, 그 조선 돈은 다시 정부 금고로 들어가 시중에서 사라집니다.
현실에서는 삼성전자 같은 수출 기업들이 반도체를 팔아 달러를 벌어오면, 이를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환전합니다. 이때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 환율이 하락하고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데, 이는 수출 기업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고 원화를 공급합니다. 즉, 외국에서 들어온 달러만큼 한국은행이 원화를 새로 발행하는 것입니다. 구조적으로는 외환 유입이 통화량 증가로 이어지지만, 실제로는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으로 이를 흡수하기 때문에 통화량 증가 효과가 완화됩니다. 그러나 대규모 외환 유입이 지속되면 통화량 증가 압력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에 대한 비판적 분석도 필요합니다. 외환 유입을 통한 통화량 증가는 수출 주도 경제의 불가피한 결과이지만, 동시에 환율과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됩니다. 특히 글로벌 유동성이 급증하는 시기에 신흥국으로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 자산 버블과 금융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는 이러한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또한 외환 유입에 의존한 통화량 증가는 대외 경제 환경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글로벌 경기 침체 시 자본이 급격히 유출되면 통화량이 급감하고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환 유입은 경제 성장의 기회이자 동시에 관리해야 할 리스크이며, 이를 단순히 통화량 증가의 긍정적 요인으로만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결론

통화량 증가는 은행 예금, 국채 발행, 외환 유입이라는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적 특징입니다. 10년마다 통화량이 두 배 증가한다는 패턴은 과거 데이터가 보여주는 추세이지만, 이것이 미래에도 그대로 반복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통화량 증가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를 기계적으로 자산 투자의 근거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금리, 생산성, 인구 구조 등 복합적 변수를 고려한 신중한 재무 전략이 필요하며,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는 오히려 금융 리스크를 키울 수 있습니다. 결국 통화량은 경제를 이해하는 하나의 중요한 지표일 뿐, 모든 의사결정을 설명하는 만능열쇠는 아닙니다.

 

[출처]
나의 두 번째 교과서 경제 통화량, 우리가 재테크를 하는 이유 / EBSCulture

https://www.youtube.com/watch?v=8QKtGMNHF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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