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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동무 리뷰 : 신념의 붕괴를 그린 조용한 비극 나의 작은 동무는 1962년 소련 노보체르카스크에서 실제로 벌어진 노동자 학살 사건을 바탕으로, 공산당에 충성하던 여성의 내면 붕괴를 정면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흑백 화면과 정적인 미장센, 정치와 개인의 갈등, 믿음의 와해라는 무거운 주제를 밀도 있게 담아낸 이 영화는 단지 역사극이 아닌 체제 속 인간의 정체성과 신념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체제를 향한 절대적 믿음, 그것이 부서지는 순간영화의 주인공 류다밀라(류다)는 공산당 집행위원회의 일원으로, 당과 체제를 누구보다 강하게 신뢰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임금이 삭감된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의 불만은 억누르면서 당의 입장을 옹호합니다. 그러나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이 벌어지고 정부는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서 무력 발포를 감행합니다... 2025. 7. 20.
퍼스트카우 해석, 우유와 우정의 자본주의 우화 퍼스트카우는 켈리 라이카트 감독이 연출한 서사적이면서도 조용한 서부극 영화입니다. 우유 도둑이라는 단순한 서사 속에서 자본주의의 기원, 생존, 우정, 욕망 등의 은유를 촘촘하게 짜 넣은 작품인데요. 영화적인 상징과 미장센, 그리고 무언의 정서 표현을 통하여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해당 작품에 대해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우유 도둑 이야기로 자본주의의 기원을 말하다퍼스트카우의 이야기는 놀랍도록 단순합니다. 1820년대에의 미국 오리건 지방의 서부 개척 초기 한 마을에서 중국인 이민자 루와 요리사 쿠키가 만나게 됩니다. 유일하게 존재한 젖소에서 몰래 우유를 짜내 빵을 만들어 가면서 생계를 이어가는데요. 그들의 행위는 명백한 절도에 해당하지만, 관객은 어느 순간 이들의 행동이 단순히 범죄로만 치부될 수 없.. 2025. 7. 19.